[칼럼] 마스터 바르돈의 조언들

프란츠 바르돈(Franz Bardon, 1909~1958)은 그의 저서 <헤르메스학 입문>에 관하여 첫 번째 타로 마법사 카드를 표상한 바 있습니다.[1] 네 원소를 지배하는 자로 일컬으며 무한의 띠를 두른 마법사의 상징 이미지에 시선이 머뭅니다. 한 권의 책 그 자체로 완전한 마법사라고 말하니까요.

줄곧 그의 체계에 따라 성실하게 수행하던 자는 문득 궁금하겠죠. ‘원소를 지배하고, 영/혼/육의 순서에 따라 수행하며, 이윽고 완전함에 이르는 길이라니… 대체 무슨 뜻인가요?’ 그의 체계와 가르침에 관한 모종의 해석을 시도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깊이 숙고하는 이 유한한 방식의 문제. 문제에 성큼 다가서는 방법은 무엇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이에 적합한 책 한 권이 있습니다. <헤르메스학 입문> 출간 후 바로 이듬해에 세상 빛을 보았습니다. OIP 좋은글방의 편집자와 독자라면 익히 알고 계시지요. <마법사 프라바토와의 인터뷰>의 편저자 뒤터 뤼게베르크가 쓴 한글판 서문에 따르면, “어떤 사물을 관찰할 때 그 전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때때로 관점을 달리하여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헤르메스학의 수행자 여러분에게 이 책이 유용한 보충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2]

너른 가르침으로 한데 묶인 그의 마법적 고찰은 3계 차원에 걸쳐 깨달음의 불을 밝힙니다. <헤르메스학 입문>을 읽고 미처 알지 못했던 사안들도 이제 남다르게 보일 터입니다. 촘촘하게 얽힌 체계와 가르침의 짜임으로 하여금 전체적인 맥락과 뻗어 나가는 줄기 가닥들을 두루 살필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아래 인용문과도 같이 가슴 뛰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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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학이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헤르메스학은 인간의 고결함과 완벽함을 추구합니다. 대우주와 소우주의 우주 보편 법칙, 그 상응성, 그리고 크고 작은 수준의 철학적 입장에 따르는 것이지요. p. 147.

대우주와 소우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우주는 창조된 빛으로 신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아카샤 원리에서 비롯되었으며, 불, 물, 공기, 흙이라는 4원소의 작용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소우주는 인간을 말하며, 그 안에 대우주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간 즉 소우주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규모가 다를 뿐입니다. 인간 역시 아카샤 원리에서 비롯되었으며, 4원소가 4극 자석의 형태로 상호 작용함으로써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정말 신의 형상인 것입니다. p. 154.

수행을 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수행을 통해 영, 혼, 육을 고귀하고 완전하게 만들며 강화시킵니다. 특히 우리 안의 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원소들이 갖는 능동적(긍정적) 속성과 힘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수행을 통해 우리 내면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신의 이데아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가장 낮은 차원에서 시작하여 가장 높은 차원으로 진보해 가면서, 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p. 45.

수행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명상, 자기암시, 신앙, 기도, 자기성찰, 고결한 행동, 금욕, 지혜, 지식, 침묵, 사랑, 겸손 등이 수행을 대신할 수 있겠지요. p. 44.

상징이란 무엇입니까?

상징은 자연의 언어입니다. 다양한 영상, 숫자, 색깔, 기호, 소리 등이 상징으로 이용됩니다. 우리는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감추어진 일종의 비밀을 표현하기 위해 상징을 사용합니다. [중략] 카발라 생명나무는 탁월한 상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물건, 감정, 사건, 존재 등은 일정한 상응의 방식을 통해 상징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pp. 157-158.

이데아의 세계와 원인적 세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데아의 세계란 가장 높은 아카샤 원리의 세계, 즉 멘탈계를 가리킵니다. 모든 관념과 생각의 기초가 되는 곳이지요.

원인적 세계란 모든 계에 걸쳐 있는 에테르 원리입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흔적, 모든 발걸음이 기록되며, 유한한 삶의 기간 동안 모든 계에서 발생한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위에서 비롯된 것들이 기록됩니다. p. 158.

이데아와 생각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인간은 저절로 이데아를 알게 되기도 하고 수행을 통해 얻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 특정 이데아가 포함된 생각을 기반으로 자신의 발전 및 성숙 단계에 맞게 그와 관련한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생각은 이데아의 껍데기일 뿐입니다. 멘탈 매트릭스가 이것을 영의 의식까지 전달한다는 사실은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 반면 이데아는 원인적 세계에서 기원하는 것입니다. p. 53.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생각하는 행위는 질이며 또한 양이기도 합니다.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능동적 영역인 일반적 의식이며, 다른 하나는 수동적 영역으로 잠재의식 부분입니다. 의식과 잠재의식은 둘 다 생각하기의 질적 개념에 포함되며, 힘껏 노력하면 그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pp. 28-29.

앎과 확신은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는 앎을 통해 지식을 얻습니다. 그리고 확신(즉 신앙)을 통해, 우리는 이 앎이 현실적으로 합법적이며 진리라는 믿음을 확고히 하게 됩니다. [중략] 앎은 공기 원소가 지닌 하나의 양태입니다. 한편 확신은 신앙에서 비롯되며, 아카샤 원리에 직접 자신을 반영합니다. p. 32.

<마법사 프라바토와의 인터뷰>, 2009
디터 뤼게베르크 엮음 · 좋은글방 펴냄


[1] 프란츠 바르돈 지음, 『헤르메스학 입문』, 좋은글방, 2008. p. 29.

[2] 디터 뤼게베르크 엮음, 『마법사 프라바토와의 인터뷰』, 좋은글방, 2009. p.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