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상, 무엇을 위해 합니까?

무엇을 위해 명상을 합니까? 간과하기 쉬운 질문이지만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바쁜 일상에 명상이 트렌드인 요즘,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합니다. 누구는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서, 누군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이유 또한 저마다 다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명상(冥想)은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으로 정의합니다. 영어로는 Meditation, Contemplation, Ponder, Pense 등 다양한 표현이 있지요. 이들의 공통점은 ‘집중’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대상으로 ‘집중’해야 할지가 관건입니다. 마스터 프란츠 바르돈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집중이란 어떤 점, 사물, 존재, 추상적 개념, 관념,

영상, 생각, 지각 대상 등에 대해

중단 없이 붙들고 늘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마법사 프라바토와의 인터뷰] p.43

집중하고 명상하는 것은 ‘마음 다스리기’가 아닙니다. 물론 명상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도 생기고 ‘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상의 목적이 ‘편안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활동적인 정신활동입니다. 육체는 이완하여 정지 상태로 만들고, 정신이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명상을 하면 할수록 내가 느끼는 것들이 더욱 명료하고 생생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명상의 목적에 대해 다시한번 마스터 프란츠 바르돈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명상의 목적은 어떤 사물이나 추상적 개념, 관념, 생각, 영상 등의 모든 외형과 세부사항까지를 해체 또는 분석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계의 사물을 잘 알려진 방식, 예컨데 의지나 지성, 감정 등을 통해 분석하기도 합니다.

[마법사 프라바토와의 인터뷰] p.43

간단히 말하자면 명상의 목적은 대상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대상이 생각일수도 있고, 감정 혹은 특정한 물건일수도 있겠지요.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라면 가능합니다. 마스터 바르돈은 이미 <헤르메스학입문> 실천편 영훈련 1단계에서 ‘사고제어-단련-통제’를 통해 보편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자신에게 떠오르는 생각을 관찰하고, 붙들고 늘어지며 정지하는 것까지의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체계의 명상을 해야할까요? 대부분의 체계와 스승들은 적어도 완전함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한 가지 체계를 따르라고 권합니다. 초보자들은 감지하기 어렵겠지만, 각각의 체계는 다른 힘, 다른 발동원리,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합한 체계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각자 타고난 바가 다르고 속해있는 문화권이 다르고 자라온 배경이 다르고 무엇보다 각자의 카르마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 체계에서 저 체계로 전전하는 수행자는 결코 영적인 진보를 이룰 수 없다. [중략]

각 체계는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때 각 가치는 체계 전체를 실행할 때만 효력을 발휘한다.

<미스티컬카발라> 다이온포츈 p.30 ‘경로의 선택’ 중에서

미스티컬 카발라의 저자이자 위대한 마법사였던 다이온 포춘은 여러 체계를 전전하는 수행자는 결코 종착점에 이르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확실한 것은 초보자가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이것저것 해보는 것은 결코 권할 수 없다는것. 잘 모르는 상태로 각 체계를 함부로 비교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느 체계를 따라 수행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힘들거나 까다로워 보여도 충실하게 그 체계를 따라가야 합니다. 정말 정교하게 짜여진 체계일수록 충실하게 그 체계를 고수해야 하지요. 모든 순서와 방법이 하나하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습니다. 여기에 마음대로 다른 체계를 덧붙이거나, 스스로 판단해 순서를 뒤바꾸거나 다른 방법으로 바꿔서 결과를 달성하지 않는 것! 이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