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지식나눔글은 <연금술개론> 수업 중 텍스트로 함께 읽은 박상륭의 <무소유> 속 ‘가장 감명깊은 대목을 연금술적으로 해석하기’ 수강생 과제제출물 중 우수작입니다.
어느덧 문잘배쉐는 꿈 속에도 간데 없고, 구름 속에나 있나 하였더니, 시동이는 이젠 절할 방도도 몰라 제자리 꼼짝 않는다. 방향도 모르것구 차라리 드러누우면 좋으련만, 그래도 짐짓 생각하는 척이라도 하며, 생각할 적에, 머리속에 되뇌며 문잘배쉐 찾는 소리가, 시끄럽게 짖어대는 펜리르의 소리인지, 아니면 창공에 울리는 나팔소리인지, 아이고, 다 무시하고 그냥 누버 잘 것인지, 해서 잠깐 누벘다가도, 이제는 들불마냥 죄 삼킨 그늘 덮은 모포에, 뚫린 일곱 구멍 사이로 허옇게 보이는것이, 문잘배쉐 그림자인가 싶어, 안잔 척 화들짝 놀라 일어난 듯 하다.
당장에라도 무거운 궁둥짝을 들쳐 매고, 꽃신 누덕신 될 적 까지 걸어서, 제 얼굴 비치는 강도 건너고, 험난한 산도 넘어가야지, 그래야 다시 문잘배쉐 문턱에라도 닿을텐데, 아니지, 불새를 찾으러 가고 있던가? 며칠이나 됐나? 휘익. 꼬박 밥 때면 비둘기가 물어다주는, 엎드려 눈물 적시며 먹던 저 감람잎도, 어느덧 토악질이 날 지경이라, 불새 새끼는 잡아 털이나 뜯어 구워먹고, 예 누워 사는게 편한것만도 같아. 아니지, 돌팔매질로 저 비둘기라도 잡아 구워먹을까? 못내 핼쓱해진 눈구멍 들어 보는 못마땅한 만나가, 왠일인지 오늘은 꼭 불타는 것 같고, 구멍이 둘이나 뚫려있던 똥풍뎅이의 똥덩이에서, 왠 벌레가, 시동이 저 상한 살이나 파먹겠다고 나오는것도 같아, 생명 하나 없던 이 불모지에, 적막이 깨지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