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점성술은 인스턴트 별점과는 완전히 다르다.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 동시에 발전해 페르시아, 로마, 아랍을 거쳐 유럽에서 찬란한 역사를 꽃피웠다. 한 개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조망하는 출생 점성술, 생각이 떠오른 시점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단시 점성술, 국가의 흥망성쇠를 내다보는 국가 점성술, 질병을 판단하고 치료하는 의료 점성술, 길한 시간을 택하는 택일 점성술, 영적인 진보를 추구하는 오컬트 점성술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크리스천 점성술>는 그 중 출생 점성술과 단시 점성술을 다룬다. 1권은 천문력을 사용하고 천궁도를 작성하는 방법, 황도 12궁과 일곱 행성의 속성 등 점성술의 일반적 사항을 소개한 개론서이다. 특히 독자를 점성술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초보자로 상정하고, 군더더기 없이 간략하고 알기 쉽게 점성술의 개념과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입문서이자 실용서인 셈이다.
<크리스천 점성술>이 갖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의미는, 최초로 일상어로 저술된 점성학 책이라는 점이다. 당시 모든 학문 서적은 라틴어로 되어 있었다. 모든 학문적 성과와 연구 과정이 일상어와 동떨어진 언어로 진행되었다. 일부 계층에게 독점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윌리엄 릴리는 점성술의 지혜를 대중에게 보급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일상어인 영어로 이 책을 썼다.
좋은글방이 ‘지혜를 품은 책’ 시리즈의 출발을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러한 윌리엄 릴리의 뜻과 맥을 같이한다.
<윌리엄 릴리 지음 / 김고은(말크) 옮김 / 2007년 12월 15일 발간 / 정가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