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헤르메스학 입문> Der Weg zum wahren Adepten

머리말

이 책에서 명예와 영광, 부귀와 힘, 적을 물리칠 방법 등의 비법을 알아내려는 독자가 있다면 실망해서 책을 내려 놓게 될 것이다.

수많은 종교와 종파, 철학 유파에서는 ‘마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흑마법이나 주술, 음모 같은 것이라 생각해 왔다. 그러니 사람들이 ‘마법’이라는 말만 듣고도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마술사나 요술쟁이, 허풍쟁이, 협잡꾼 등이 ‘마법’의 개념을 잘못 써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인해 마법이라는 지식은 늘 경멸을 받아왔다.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은 마기Magos/Magi를 최고의 현자라고 생각해왔다. 매직Magie/magic이란 단어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주술사Zauberer/sorcerer는 진정한 마법사라 할 수 없다. 이들은 신비주의를 흉내 내는 사람들로, 개인과 국가의 무지함과 순진함을 이용해서 이기적 목적을 채우고 거짓과 사기를 일삼았다. 참된 마법사는 이런 짓을 혐오한다.

마법은 신성한 과학Wissenschaft/science 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지식Wissen/knowledge의 총체다.

우주 보편 법칙universalgesetz/universal law 을 어떻게 이해하며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입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시대와 상황에 따라 마법이든 신비주의든 그 밖의 어떤 이름을 붙여도 차이가 없다. 이 모든 것이 동일한 우주 보편 법칙에 따라 동일한 기초 위에서 진보해 나갈 것이다. 선과 악, 양과 음, 빛과 그림자 등 양극성Polaritat/polarity이라는 우주 보편 법칙을 기억하라. 모든 학문은 선과 악 그 어떤 목적으로도 동원될 수 있다. 빵칼을 예로 들어 보자. 실제 목적은 빵을 자르는 것이지만, 살인자의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무기가 된다. 이처럼 모든 것은 각 개체의 특성에 달려 있다. 이 원리는 모든 형태의 감춰진 지식geheime Wissen/occult knowledge 즉 은비학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는 지고의 입문, 지고의 지식을 향한 열망의 상징으로 ‘마법사Magier/magician’라는 용어를 선택했다. 이 책에서 마법사는 모든 수행자를 일컫는 말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타로Tarot’는 단순한 카드 게임도 점 치는 도구도 아니다. 가장 위대한 신비를 상징으로 품고 있는 입문서이다. 나는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첫 번째 타로 카드인 마법사 카드로 시작했다. 마법사는 원소의 지배자를 의미하며, 우주의 첫 번째 신비이자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테트라그라마톤Tetragrammatons , 즉 카발라에서 말하는 ‘요드 헤 바우 헤Yod-He-Vau-He의 비밀을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는 마법사로 입문하는 관문을 찾게 될 것이다. 독자들은 이 카드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보편적이며 의미심장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된 책들 중에 첫 번째 타로 카드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처럼 분명하게 이야기한 책은 없었다. 나는 세심하고 신중하게 이 체계를 만들었다. 사변적인 방식이 아니라 30년 동안 연구와 실천을 거쳐 만든 실증적인 결과물이다. 다양한 비밀 단체와 그 지부의 체계, 그리고 선택된 소수에게만 특별히 전수되는 동방의 지식과도 비교 분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수행을 통해 만들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뛰어나며 유용한 체계라는 사실은 나의 제자들이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마법이나 신비주의에 관한 모든 의문에 답을 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이 고귀한 지식에 대한 내용을 모두 적으려면 수많은 책을 가득 채워도 모자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야말로 진정한 입문을 향한 관문이며 우주 법칙을 활용하는 으뜸가는 열쇠라고 단언할 수 있다. 헤르메스학 지식과 관련된 단편은 여러 책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첫 번째 타로 카드인 마법사 카드에 대해 이처럼 정확하게 설명한 책을 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나는 누구나 위대한 진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단계를 알기 쉽고 명료하게 설명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진리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단순한 말로 표현하는 작업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나의 노력이 성공했는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특별히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정 문장을 일부러 여러 번 반복했음을 일러둔다. 독자들은 이전 페이지를 다시 펴보지 않고도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감춰진 과학geheime Wissenschaft/secret science에 관심이 있어도 스승이나 지도자(구루)를 만나지 못해 입문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많았다. 특별히 선택 받은 사람들에게만 진정한 지식이 전수되었기 때문이다. 진리를 갈구하는 많은 구도자들은 책 더미에 파묻혀 진주를 찾아 헤매야 했다. 얄팍한 호기심이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 신성한 지식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진보를 원한다면, 이 책 속에서 입문으로 이끌어주는 올바른 안내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어떤 스승보다 더 많은 가르침을 줄 것이다. 진지한 수행자와 세심한 독자라면 다른 곳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지식을 이 책에서 찾아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목적을 달성하는 셈이다.

프란츠 바르돈 Franz Bardon

<헤르메스학입문> 22쪽, 머리말. 全文
프란츠 바르돈 지음/정은주, 박영호, 임동욱 옮김/좋은글방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