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디자인 어때요? 아직 인쇄 끝난 거 아닙니다. 토트의 가호 아래 마지막 교정지 작업중!’
<사이킥 셀프 디펜스> 역자 서문
8월 초 뜬금없이 번역을 맡게 됐다. 만만치 않게 얽혀 있던 모든 일을 내려놓고 책상에 앉았다. 꼬박 밤샘하며 보낸 두 달, 무겁거나 가볍거나 날카롭거나 둔한 에너지가 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모니터 위의 텍스트보다 더 강렬하게 쇄도하던 기운. 비가시적 세계로부터 ‘사이킥 셀프 디펜스’를 전수받는 기분이었다.
이 책에서 다이온 포춘은 자신의 마법인생을 통틀어 경험했던 사이킥문제를 속속들이 사례로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것도 있고 당대에 국한되는 특수한 문제도 있다. 지금 영적인 교란을 겪고 있는 독자라면 잘 구별하여 받아들이기 바란다. 이 책의 사례를 통해 해결방향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컬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이온 포춘식 표현을 따라 하자면, 찰 지고 맛있는 밥인데 돌이 좀 섞여 있다. 입안에서 잘 골라내며 먹어야 한다. 오늘날의 사상이나 경향과 맞지 않아 반감이 일 만한 대목도 있다. 그러나 유익하고 맛있고 즐겁다. 시대와 사례를 관통하는 원리에 주목하길 당부한다.
이 책은 ‘임상사례집’에 속한다. 이론공부에 치중했던 오컬티스트라면 사례를 통해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세세해질 것이다. 그러나 죄다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 사이킥공격은 시시때때로 일어날 일이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기도 한다. 합리적인 판단을 도외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오컬트수행이 오히려 사이킥문제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본문에 그 이유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온 힘을 다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열심히 사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적극 동감이다.
다이온 포춘의 책을 번역하는 작업은 <미스티컬 카발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2년 전에도 그랬지만 고되고도 행복했다. 작업 내내 곁에서 보살펴준 스승님과 제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매일 밤 한 차례씩 ‘재린찬스’를 썼다. 한밤중에 난해한 문장을 보내도 싫은 내색 없이 기꺼이 도와준 재린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리고 저자의 엄청난 앙쿠르에 깊이 감사한다. 다시 한 번 이 같은 기회를 허락하신 신의 섭리에 엎드려 감사를 바친다.
마지막으로 강조 및 당부할 일이 있다. 저자 다이온 포춘과 ‘내면의빛’ 체계는 서양마법 전통 중 일부다. 좋은글방이나 OIP.의 입장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또 하나, 우리는 정신질환이나 사이킥교란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연락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도와줄 수가 없다.
이 책이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열쇠가 되길, 사이킥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장정을 마친다.
2021년 가을 정은주
표지에는 대마법사 움브라 선생님의 ‘에노키안 디펜스 매직’ 시길이 들어 있습니다.
저기 은빛 시길, 보이십니까? 띠지를 벗기면 다~~~ 보여요. 대박이죠?
아무튼 저는 어제까지 모든 다듬기 작업을 마치고, 역자서문 원고까지 보내고
오늘 하루 철철 내리는 비와 함께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편집팀은, 바빠요! 아니 나 뺴고 모두 바빠요~
연두는 바이올린 소리를 좋아해요.
정경화 바흐 연주를 듣는데 연두가 왔어요!
발가락 사이에 부드러운 털이 사륵사륵~ 오으으 좋다!
이제 곧 인쇄소에서 인쇄와 제본에 들어갑니다.
신납니다. 오랜만의 따끈한 새 책 냄새, 고대합니다.
함께해준 여러분, 감사합니다!